박원순, '국정원 문건' MB 고소… MB측 "대통령 한가한 자리 아냐"

입력 2017-09-19 18:42  

민주, 전방위 수사 촉구


[ 김기만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이 19일 ‘박원순 제압 문건’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자신을 비판한 내부 문건을 만들고, 국정원 심리전단이 여론 조작 등의 공작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명박 정부 인사의 전방위 수사를 촉구하며 이 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박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해 “(이명박 정부 국정원이) 저에게 종북좌파라는 딱지와 낙인을 찍고, 아들에 대한 병역 의혹을 제기하는 등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검찰의 엄중한 수사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은 국가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었고, 박근혜 정권은 인권과 민주주의가 사라진 세상을 복원했다”며 “권력을 남용해 민주주의 근간을 해치는 적폐는 청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소장은 박 시장의 법률 대리인 한택근 변호사와 민병덕 변호사가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박 시장은 당시 불법 활동에 관여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 등 국정원 관계자 10명도 명예훼손 등 혐의와 국정원법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박원순 제압 문건’은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가 지난 11일 ‘국정원 적폐청산 TF’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으며 알려졌다. 국정원 심리전단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내부 문건의 지침에 따라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시위를 조장하고, 박 시장을 비판하는 글을 온라인에 퍼뜨렸다는 내용이다. 국정원이 정부 비판 연예인의 특정 프로그램 퇴출 및 PD 기자 등 방송 관계자 인사 조치 등에도 전방위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민주당은 이 전 대통령뿐 아니라 당시 청와대 수석 등 관련자들로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민주당 적폐청산위원장은 “이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당시 그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큰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박근혜 정부 남재준 국정원장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적폐청산위는 법률적 검토와 추가 사실관계 확인 등으로 검찰 수사에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방송 장악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최근 국회에 제출하고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동의할 것을 촉구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그런 것을 보고받고 지시할 정도로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며 “대통령 재임 시절 금융위기 극복과 원전 수주 등을 위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했다”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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